“세탁기는 옷을 깨끗하게 해주는 기계인데, 왜 이렇게 냄새가 날까?” 한 번쯤 이런 생각 해보셨을 겁니다. 세탁기를 열었을 때 올라오는 쿰쿰한 냄새, 세탁 후에도 수건이나 옷에서 나는 미세한 쉰내는 은근히 스트레스를 주죠.
보통은 세탁기 필터를 꺼내 청소하곤 하지만, 냄새는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냄새의 ‘진짜 원인’은 필터가 아닌 다른 곳에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1. 냄새의 주범은 세탁조 안쪽에 있습니다
세탁기 내부 구조를 보면,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입니다. 세탁조 바깥쪽, 특히 드럼과 외통 사이에는 물때, 세제 찌꺼기, 섬유 찌꺼기, 피지 등이 쌓이기 쉽습니다.
여기서 곰팡이나 세균이 자라고, 이것이 반복되면 세탁 후 옷에서 ‘세탁기 냄새’가 나는 것입니다.
특히 저온 세탁이 많은 가정이나, 세탁 횟수가 적은 자취방 등에서는 세탁조 세정 없이 수개월을 보내는 경우가 흔하죠.
2. 세탁조 청소, 얼마나 자주 해야 할까?
일반적으로는 2~3개월에 한 번씩 세탁조 청소를 권장합니다. 하지만 세탁량이 많거나, 아기 옷, 운동복 등 땀이나 유분이 많은 옷을 자주 세탁한다면 청소 주기를 더 당겨야 합니다.
세탁조 클리너는 시중에 다양하게 나와 있지만, 가성비 좋은 식초 + 베이킹소다 조합도 괜찮습니다.
세탁조 청소 방법 (통돌이 기준)
- 세탁기를 ‘통세척’ 또는 ‘표준 코스’로 설정
- 온수 또는 따뜻한 물 설정 (가능한 한 40~60도)
- 베이킹소다 1컵 + 식초 1컵 넣기
- 헹굼 없이 돌리기, 이후 한번 비워 돌려 헹굼 완료
드럼세탁기 역시 통세척 모드가 있다면 동일한 방식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3. 세탁 후 문을 닫지 마세요
냄새 제거보다 더 중요한 건 세탁 이후의 관리입니다. 세탁이 끝난 후 문을 바로 닫으면 습기가 내부에 머물러 곰팡이 번식에 최적화된 환경이 됩니다.
세탁이 끝난 뒤엔 최소 2~3시간 정도 문을 열어두고 건조시켜 주세요. 특히 고무패킹 부분은 물기를 닦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패킹 고무는 가장 세균 번식이 많은 부위 중 하나로, 냄새뿐 아니라 위생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습니다.
4. 세제 양이 많아도 냄새의 원인이 됩니다
세탁기 냄새를 줄이기 위해 세제를 더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습관입니다.
세제가 많을수록 세탁조 내부에 찌꺼기가 남을 확률이 높아지고, 이 잔여물이 세균이나 곰팡이의 먹이가 되면서 냄새의 원인이 됩니다.
특히 액상세제나 캡슐형 세제는 과다 사용 시 배수구나 필터에서 냄새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TIP: 세제는 항상 권장 사용량보다 조금 적게, 또는 ‘표준 사용량’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5. 드럼 고무패킹 속 이물질을 자주 닦아주세요
드럼세탁기를 사용 중이라면, 고무패킹의 접힌 부분을 정기적으로 닦는 것이 필수입니다. 이곳은 물이 고이기 쉽고, 머리카락이나 섬유가 쌓이면서 악취의 시작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청소 방법은 간단합니다. 부드러운 수건이나 키친타월에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묻혀 닦아낸 뒤 마른 수건으로 한 번 더 정리하면 됩니다.
곰팡이가 이미 보인다면 소독용 에탄올을 분무기로 뿌리고, 10분 후 닦아내는 방법도 효과적입니다.
6. 주기적인 통풍, 세탁기 위치도 중요해요
세탁기가 위치한 공간이 너무 좁고, 통풍이 되지 않으면 습기가 항상 머무르게 됩니다. 이 역시 냄새의 원인이 됩니다.
욕실 안에 세탁기를 두는 경우, 습도 조절을 위한 제습기 또는 문 열어두기 습관이 꼭 필요합니다.
통풍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주기적으로 탈취제를 사용하거나, 숯이나 커피찌꺼기 등 냄새 흡착제를 함께 보관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결국, 냄새는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세탁기에서 나는 냄새는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수건이나 옷에서 쉰내가 날 때쯤 되면 이미 내부는 곰팡이와 세균으로 가득 찬 상태일 수 있습니다.
주기적인 세탁조 청소, 세탁 후 문 열어두기, 고무패킹 닦기, 세제 절약 사용, 세탁실 환기.
이 다섯 가지만 실천해도 냄새 없는 세탁 습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세탁기 문을 열고 고무패킹 속을 들여다보세요. 냄새는 관리하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습니다.